♧ 詩

[스크랩] 流 謫

달이 하이디 2005. 12. 2. 23:55




오늘밤은 그믐달이 나무 아래

 

귀고리처럼 낮게 걸렸습니다

 

은사시나무 껍질을 만지며 당신을 생각했죠

 

아그배 나무 껍질을 쓰다듬으면서도

 

당신을 그렸죠 기다림도 지치면 노여움이 될까요

 

저물녘, 지친 마음에 꽃 다 떨구어버린 저 나무는

 

제 마음 다스리지 못한 벌로

 

껍질 더 파래집니다

 

멍든 푸른 수피를 두르고 시름 시름 앓고 있는

 

벽오동은 당신이 그 아래 지날 때

 

꽃 떨군 자리에 다시 제 넓은 잎사귀를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당신의 어깨를 만지며 떨어져내린 잎이

 

무얼 말하고 싶은지

 

당신이 지금 와서 안다고 한들,

 

그리움도 지치면 노여움이 될까요

 

하늘이 우물 속 같이 어둡습니다

 

 

사랑시를 별루 조아하지 않지만 이 시인의 詩 만큼은 /


       
      출처 : 지리를 꿈꾼다
      글쓴이 : 내사랑 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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