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 영신대 비박 & 시산제 [ 06. 2.11~12 ]
2006. 2. 11. 토요일
마침 날씨는 바람도 착 가라앉은 볕이 나는 만큼 다행한 날씨""*.
난 또 어김없이 주말아침 늦잠을 잤고
천성이 게으른 탓으로
더 자고픈 달디단 늦잠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무한대로 만나지는 지리가 선사하는 감동을 알기 때문이다.
용케도 순항하듯 캔델님의 차를 타고 떠났던 지리산 초입의 풍광들""
기억처럼 역사처럼 거림골의 구절양장을 돌아 드니
하오의 햇살아래 산동네 풍광이 봄날의 오수에 잠긴듯 정겨웠다...
산스톤님을 비롯한 여러 산친구님들은 2:30 거림 매표소를 출발
산행길에만 오르면 시작되는 문장을 어떻게 꾸밀까 하는 나의 해프닝은
하오의 역광아래 반사되는 겨울산의 정취를 해독하느라
눈에 마음에 담느라
사진기로 쫓느라 만구 혼자서 분주했다...
그러다 떠오른 어마지두한 한구절을 간신히 부여잡고
선대께서는 말씀하셨다~~~
``` 산은 늘 지아비처럼 뒤짐지고 서 있거늘 (!)(!)...이라고
그렇다면 도대체 그런 지아비란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라고 난 늘 반문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까이서 울 산친구 남자분들을 그 문장에다 클로즈업 시켜보았겠지요...
선비샘님은 ? ..........아니야^^...왜냐믄...비샘오빠는 만인의 연인이라서/
산스톤님은?............글쎄^^............................................약간의 의혹이/
어름터님은?.......................................신뢰성 관계로 전혀 아닌것 같고/
태산님은?.........................................................오''No...왜냐믄^^ㅎㅎ/
그럼 반지꽃님은?.....아직 명색이 총각이라서 후보에서 조차도 탈락^^ㅎㅎ
그렇다면 항상 관록높아 보이는 모자를 즐겨 쓰시는 큰배낭님은??.....
대략 소풍언니랑의 커뮤니티로 볼때 큰 배낭님이
그 구절에 맞는 인물인듯한 ^^*
지리의 나무들 그 이름이 차암 이뿌요""*
마치 시지프스의 신화인양
웬수덩이 같이 무거븐 큰배낭의 무게에 짓눌리며
헐레벌떡 혹은 시나브로 시나브로 오르다 보니
세석 특유의 풍광이 시야를 압도하고
세석산장 초입^^...
저물녘^^...겨울숲에서 들려오던 산새 소릴 듣노라니,,
어릴적...항상 읊기를 조아하셨던 할머니께서 추야장 긴긴 산골 겨울밤
자장가 처럼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 한자락~~`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고
저녁에 우는 새는 님이 그리워 운다던""*
저녁이 온다고 저런 미물인 산새조차 자신의 존재를 알리느라 지저귀거늘,,,,
순간 가슴밑바닥에서 울려오는 질문하나가 왜 사느냐고 물어왔다...
그렇게 어둑시니 밤이 오고
휘황한 백야인듯한 영신봉의 설원이 펼쳐지고""*
영신대의 불빛만 따라 천신만고 끝에 집결지에 도착...
역쒸나 지리와 나의 친화력일랑은
지리는 또 내게 선물공세를 퍼부어
그 밤 영신대에서 올려다본 빠른 필름처럼 숨가쁘게 흘러가던 지리의 구름이랑
총천연색 파아란 밤하늘을 배경한 지리의 정월 대보름 달이라니""*
전설같은 환상의 별빛스민 영신대 뜨락에서
돌아가는 술잔속에 달이 뜨고 별이 뜨고...
산친구들과 여흥에 겨운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갔겠지요...
담날 아침''
날이 밝았다...
그냥 또 다른 날의 하루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지리의 영신대에서 맞는 산친구 첫 시산제날(!)(!)
문명의 이기를 벗어난
오로지 충만한 자연경개 앞에서
서둘지 않던
그 속에서 시사하는 시산제 의미가 내 딴엔 산사랑에 대한 새 지평을 열게해준
보다 뜻깊은 정월 대보름 아침이었다...
모든 것이 순탄했고 충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