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깐,
출발도 전에
마음은 벌써 비 내리는 백무동 풍경에 가 닿았나 봅니다
대책없이 복고풍조의 ㅡ나ㅡ는ㅡ``
꽃잎 한장 풀잎 하나에서 조차 나의 운을 점쳐 보려하기에
산행때면 주문처럼 외우는``어느 때"라는 글귀를 읊으며~~~
```어느 때 가장 슬펐던 순간이
어느 때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오고
<중략>
오늘은 어느 때 무엇으로 내게 올까......
두란산장의 밤 (!)
여흥에 겨운
조은 산사람들과의 향유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다가 ...
이바네님과 항칠님을 뵌 후
눈을 붙였지만 잠들지 못한 하룻밤....../이었지만
한 밤 중
만번도 부족한 날 만나겠다며
칠선에서 넘어 온 나의 산친구들""
그것은 분명
지리가 내게 선사하는 선물공세였나 봅니다...
산행날 아침...
국물맛이 일품인 개운한 조개국 맛에 놀라며
백무동 난리 부르스^^
산골을 휩쓰는 그 도회지 바람이 싫어 딴에는 도망치듯 언능 한신지 계곡으로 숨어 들었습니다...
얄궂은 심사는
지리산 자락에서 애정행각을 일삼는 사람들 만치나
지리산 자락에 불어 닥친 초호화판 문명의 이기가 얄미울 따름이었슴돠^^
발길이 급해지니,산길도 따라서 급해져
마의 삼각지인양 투어 끝에 어렵사리 찾아 낸 한신지 진입로~
성지같은 태고적 신비가 살아있는 계곡에는
초록빛이 위용을 발하며
여름숲의 무성한 나뭇잎들이 퉁겨낸 빗방울 들이
크고 작은 폭포들의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그 이끼 낀 심산유곡을 유영하듯 연어처럼 거슬러 올랐겠지요;;
달디쓴 된비알에서는
(山)이 무거울까^^
(生)이 무거울까^^
(내가) 무거울까...라는
도무지 쓸데없는 반문을 해가며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오르고 또 올랐답니다...
나의 몸에 부딪쳐 생채기가 났을 바윗돌들과 나무들에게 미안해 할 겨를도 없이^^ㅋ
물살이 상류로 사람의 맘을 줌으로 끌어 땡기는가 싶더니
우렁찬 포말음과 함께.......맙소사^^
``` 아 !...~ ~ ~ ~ 이름없이 리얼한 그 물보라 !
오대양 육대주의 물을 다 모아 쏟아 붓는 듯
지구를 감싸안을 만큼 역동적인 그 영상~~~
곤두박질 치듯
목이 메이도록 아픈 하아얀 물보라에
내가 아는 모든 흰빛은 공허해지고 말았나 봅니다...
다만,
시어(詩語)가 되지 못한 잔혹한 물방울들은
사람의 맘을 그저 갈기 갈기 헤쳐 놓기만 할뿐^^...
그렇게
위태위태 절체절명의 순간들인 계곡산행에
오직 스틱의 뚝심에만 의지한 채 오르는데
단지 키가 크시다는 이유만으로 순식간에 발생한 서비님의 얕은 다이빙이라니^^
그제사 다담밧지 못한 나의 발걸음을 단속하게 되었던 건^^ ㅎㅎ...
바위들의 본부석같은 장군바위의 위용앞에서 일광욕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며
쉬노라니
엉뚱하기가 국가대표급인 난 그 바위속 네트워크가 몹시도 궁금해지더이다-,-;;
ㅡㅡㅡ
장군바위 이후론 어느새 계곡과는 작별을 고하고
일명 빨치산 루트의 본색으로
키보다 높은 산죽을 헤치며 오르는 각개전투가 시작되어
그 황당한 투어앞에 또 혼신의 도약을 감행했었답니다...
그 옛날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보급투쟁 하느라 지리산을 오르내린 사람들의
힘겨움은 어떠했을련지--;;
아우슈비츠가 따로 없었겠지만
그런 와중에도 소설 태백산맥에서는 소화랑 좌익 공작원 정하섭의 사랑이 피어날 수 있다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눙^^ㅎㅎ
아무리 걸어도 올라도 산정은 내곁에 와 있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미로같은 산속을 허우적 거리다
하늘문이 열리는 듯 능선길에 오르니
긴장이 풀리면서 한 걸음도 내딛기가 혼미해지는
허기가(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했던 탓에 ) 몰려오더군요...
배낭의 행동식도 바닥나고 허기진 배를 달래며 겨우 도착한 장터목 대피소에서는
하루를 영원으로 살다 갈 사람들처럼
무서운 시장기로 무장해제 된 못말리는 나의 식탐은
새들님의 손에 들린 먹거리까지 빼앗아 먹었나 봅니다^^ㅎㅎ
서정주의 국화옆에서의 누님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나같은 오겹살의 중년여인이
울도 담도 없는 각설이처럼 찾아와
너스레를 놓는 바람에 남자분들이 그 여인네에게 현혹되어 한눈 파는 사이에
난 기회다 싶어 분주히 먹기만 했었답니다^^ㅋㅋ...
혹여, 저의 짧은 생각이나 행동으로 맘을 상하게 하신분께는 용서를 구합니다...
롱다리 서비님이 건너기엔 무리가 없었던 신축한 징검다리^^
물깃님?~맞지요 ...에궁 사진이 어두워서용-,-;;
양띠갑장님들^^ㅎㅎ...
늘푸른님...
오리님...
하산길...
부슬부슬...無言歌처럼 나뭇잎에 내리는 여름비가 내딛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더니
상감빛 산수국이 내어 주는 늦은 백무동 자락엔
나뭇잎 위로 쏟아지는 하오의 볕낱들이 눈부시어...
흥얼 댄 철 지난 노래가사 하나
♪ ~ 잘 있거라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