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시인의 오월편지가 아니어도...
몇 해 전
여름휴가
겁없이 따라나섰던 지리산 종주길~
지친몸으로(청바지 차림) 아파오는 다리와 내 인내심이 쌍곡선을 이룰 때 쯤
그 모습을 나타낸 벽소령 산장""
맨 먼저 나의 눈길을 끈것은 산장입구의 빠~알~간 우체통이었다.
(그것은 지리에 또 한 번 반해 버린 이유 중 하나이기도)
그리고
난 오랫동안
그 빠 알 간 우체통을 넋을 놓고 오래 오래 바라보았던가...
그러면서
내 곁 나무의자에 앉은 일행에게
이렇게 물었던 기억이~
저 우체통에 편지를 부치면 정말 배달이 될까라고^^
늘상 그랬듯 잉크냄새 나는 만년필만 찾다 보니
내심 지리의 기후에
내글이 비어 젖어 읽지도 못하게 번져버리진 않을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같은 걱정이었지만
그땐 그걸로 엄청 고민에 빠진 내게 일행 曰 --->도무지 쓸데없는 걱정만 하고 산다고 -,.-;;
그 밤 내~내
그 우체통 때문에
꽉찬 만월같은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얼굴 하나 있었던가""
(만약, 준비해간 엽서라도 있었더라면)
어느 시인의 싯구처럼
어쩌면
{우표만큼의 관심도 없을 내게
산행길, 멀리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처의 불안도 잊은 채
마치 애인인양 그립다고}
설레임 가득한 편지를 띄우고 말았으리라~~~
지리의 일몰과 벽소령의 달빛, 세석의 이름모를 꽃이랑
운무를 가득 담은 푸른 편지를.......
왜일까^^!
난 도심의 길을 걷다가도 우체통만큼은 그냥 지나치지를 못한다.
우체통만 보면 행복에 찬 글씨들이 줄을 서고
詩와 바다와 자전거가 있는 영화
일포스티노의 마리오가 버릇인 양 오버랩 된다.
하물며 지리의 주능선에서 맞딱뜨린
뜻밖의 그 이뿌디 이쁜 빠~알~간 우체통의 경이로움이란""...
현대문명의 아웃사이더이며 기계치인 난
범람하는 디지털 문명의 이기에 몹시 적응하기 힘들어 하고
잉크 냄새 나는 펜으로 쓴 글이 더 체질에 맞고 매력적이라서 일까^^
그런 내게 울릉도 갔을 때 직장동료는 갯바위에서 꿩의 깃털을 주어 주면서
그걸로 잉크를 묻혀 글을 쓰라고^^
// 난 왜 대책없이 복고풍조의 우체통에 집착하는지^^ //
그래서 일까^^
우리가 외면해 버린 듯한 도심의 우체통을 보면
한 번 더 눈길이 머문다.
마치 저버린 양심인양 가슴 한 켠이 저려 올때도/
이 다음에 지리에 들면
그리운 사람에게 행복한 여정이 묻어 나는
푸른 편지를 꼭 띄우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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